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트위터

향후 영상으로 만들어보고 싶은 류시화 시인님의 시


류시화 시인님이 트위터에 올려주신 시들 가운데
영상으로 만들면 잘 어울릴 것 같은 시를 골라봤더니
지금까지 만든 스무편 외에 열 편이 더 추려졌습니다.
그 가운데 한 편을 시인님의 트위터에서 옮겨 봅니다.
언제 만들 수 있을지 기약은 없지만...



나무는 마지막까지 바람을 기다렸다가
그것도 강한 바람을 기다렸다가
잎사귀들을 떨어뜨린다
그러면 바람이 그것들을 채어 가서
공중에서 놀이를 한다

생명나무에서 떨어져 나와
큰 바람 속에서 비상과 추락의 놀이를 즐기는
저 영혼의 잎사귀들을 보라
육체에 갇혀 있을 때보다 더 즐거운
웃음들을

어떤 것도 영원하지 않다
어떤 것도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다
당신도 바람에 심장을 맡기고 저렇게
여러 번 무심한 유희를 즐긴 적이 있다
지금은 기억 못할지라도


- 출처: 류시화 시인님 트위터 -