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시(詩)

을밀대 냉면


내리쬐는 태양으로 부터 옮겨붙은 더위는
벌초 간 선산의 가을볕 보다 상쾌하다

눈부신 햇살 받은 사람들 모습
물냉면 속 살얼음처럼 반짝반짝 빛나던 날
나는 하루종일 그곳 냉면이 당겼다

굵직한 메밀 면발 뚝뚝 끊어져 밀려오고
보정 안 된 사진처럼 투박해 뱉어내고 싶던
처음 먹던 날의 쓰라림

어느 새 가을의 초입에서도 떠나가지 않는
인연이 되어 그곳 냉명은 내게
닝닝한 육수 맛 만큼 편안한 고향
어느 할메가 멧돌 갈아 내놓던
잊을 수 없는 맛으로 변했다

햇살 강한 가을 길목 앞에서
반짝이는 사람들의 모습 듬뿍 담긴
그곳 냉면 다시 그립다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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